갯사랑pagrus 2008. 8. 6. 19:30

 

 

 

긴 바람 아카시아 떨구고

하늘은 곱게 단장을 하는데

이름 없는 묘비는

구슬땀을 흘린다

 

길가 분수 줄기

가닥가닥 내어

하늘을 삼키려는데

풀 한 포기 누운 자리

긴 나팔소리로 아침을 맞는다

 

보리밭 가는 줄기

으스러지게 허리 굽히고

이야기할 사람 업는데

시든 꽃들만 주렁주렁

하늘을 포개고 누운

이름 없는 묘비만 울고 있다

장미는 가시에 찔려

붉은 피 흘리는데

길게 늘어진 나무

플라타너스 그늘로

후두둑 비가

볼기짝 때려

넓은 묘지를 씻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