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마상청앵도
단원 김홍도 그림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상청앵입니다.
어느 봄날 길을 가던 길손이 꾀꼬리 소리에 취해 문득 멈춰 섰습니다.
선비는 순간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고 털벙거지 말구종 총각도 덩달아 멈 춰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네요..
황금 빛 꾀꼬리에 마음을 빼앗겨 일순간 멍해진 선비 마음은 마치 그 뒤편 망망한 여백인 양 아득하기만 합니다.
술에 취해 쓴 한시를 해석하면 이렇다고 합니다.
"어여쁜 여인이 꽃 아래에서 천가지 목소리로 생황을 부나/
시 짓는 선비 술상 위에다 귤 한 쌍을 올려놓았나/
어지럽다. 금 빛 북이 수양버들 가지 늘어진 강기슭에 오르락 내리락 하니/
뽀얗게 보슬비가 내려 봄 강에 비단을 짜는 거이냐/.
꾀꼬리의 절묘한 가락이 꽃 아래 여인이 부는 생황의 봄 노래가 되고, 황홀한 자태는 아찔해 술기운 오른 시인의 주황빛 귤 안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버들가지 사이로 오르내리는 움직임을 열심히 따르다보니, 지금 촉촉이 강가를 적신 보슬비의 주인공이 결국은 꾀꼬리임을 알았다.
시와 그림이 참으로 적절하게 잘 맞는거 같지요.
이 시는 김홍도 자신이 직접 지은 시라고 합니다.
이 그림은 술을 많이 마시고 꽤 많이 취한 상태에서 그린 그림이라 합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건 점잖고 공부 많이 한 학자들은 상체가 길고 다리를 짧게 그리고 말구종 같은 아랫 사람은 머리는 작게 다리는 길게 그렸다고 하네요.
지금이랑 조선시대랑은 정 반대인가 봅니다.
내년 봄 5월에 간송 미술관이 전시할때 마상청앵도를 꼭 가서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