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벽 안에서 불빛이 빠져 나오고 몇낱 되지 않는 불빛은 마냥 서 있을 수 없어 손들어 버스를 잡아타고 맙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검은 숲 빈 벌판이 되어 휘날리는데 홀로 서 있는 전신주는 윙윙 소리내어 울고 있습니다 얼굴을 때리는 세찬 바람도 딱딱하게 얼어버린 작디작은 내 마음을 조여오고 까마득히 가물거리기만 하던 기억조차 끊어져 버려 보고픔의 허기가 져오고 내 위장은 추억을 쥐어뜯어 아물아물 거리는 그대 모습 기억의 표지판으로 온몸을 비틀어 신음소리를 내고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