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의 한계 - 바람의화원 결방
오랜만에 아름다운 영상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이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을 이르는 말이다. 조선의 천재적 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을 그려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그 소재와 함께 박신양과 문근영이라는 톱스타를 내세워 인기몰이 중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로 우리는 한국 드라마의 한 단면을 볼 수가 있다.
10월15,16 드라마 결방이라는 것으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물론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그리고 미술을 소재로한 사극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아마도 재촬영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초반부인데 어떻게 방송분량이 없는 것인지 이는 아마도 우리나라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인 쪽대본 역시 한몫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방송 시간은 시청자와의 약속이다.
아니 그 이전에 실뢰도의 문제이기도 하다.
제작사와 방송국은 이번 결방이 주연배우의 부상이라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이해를 구하고있다. 물론 시청자들은 문근영의 부상에 더욱 신경을 쓸 것이다. 또 그것이 맞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의 고질적 병폐까지 감출수만은 없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온 한국 드라마의 제작 시스템을 다시금 되짚어 보아야 한다. 어떻게 단 한 회의 여유분조차 없이 갖찍어 방송에 내보내는 지금과 같은 제작 시스템으로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결방 또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방송 시간을 지킨다해도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의 완성도 등에 결점이 드러나게 마련이고 이는 곧 드라마의 작품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실제로 바람의 화원은 문근영이 남장여자 신윤복으로 분해 연기 변신을 선보인 극 초반 수차례 재촬영이 이뤄졌을 정도로 극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느린 호흡을 이어왔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한국 드라마의 대작은 이제 없다라는 식의 공식이 성립이된다.
아시아 전역에서 인정을 받은 대장금과 같은 흥행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드라마가 계속 뒤를이어 탄생하지 못하는 아니 없다는 것이 가장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그렇다면 드라마가 가지는 중요성은 무엇인가?
하나의 콘텐츠가 흥행성과 작품성이라는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첫째 능력있는 작가와 연출가 둘째 배우들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들이 모였다고 해서 그 가치들이 저절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능력과 열정을 갖춘 사람들이 모여 충분한 시간을 갖고 충분한 연구와 토의를 거쳐 완벽한 공감대를 이룰 때 훌륭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말에는 누구도 토를 달지는 않을 것이다. 왜? 이것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는 시간이라는 중요한 요소가 결여되어 있다. 방송 시간에 쫓겨 촬영하고 편집한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기란 어렵다. 이는 여전히 남아있는 우리 드라마의 숙제일 것이다. 필자는 사전제작 또는 방영에 앞서 미리 상당부분 촬영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러한 점을 분명 알고 있을 제작사 측이 촬영 스케쥴을 사전제작에 가깝게 잡지 못하는 이유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아마도 투자자금,방송사와의 계약등으로 사전제작이 이루어지지 않는 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진보하는 현대에 적응하려면 아니 주어진 현실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더이상의 발전은 없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 드라마의 발전은 시청자와의 약속 그리고 질 높은 작품으로 보답하는 것이 아닐 생각한다. 조금만 더 여유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문근영씨의 바른 쾌유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