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잃은새의눈물이아플때
고마워
갯사랑pagrus
2016. 2. 4. 16:21
동쪽 창으로 햇살을 넣어주는
아침에게 고마워한다.
그 햇발을 한 줌 마시고
차가운 겨울 길을 따스하게 따라 걷는
햇살에 고마워한다.
밤이면 가로등 없는 길에 서서
나를 인도하는 달빛에게 고마워한다.
혼자 걷기 외로울까 봐
이정표처럼 서서 나를 밝혀주는
눈썹달이어도 고마워한다.
잠들지 못하는 새벽
창을 두들기는 시크한 빛 한 줌
고요로 대답하고 적막으로 답하는
작은 시간을 주고 가는
짧은 새벽에 고마워한다.
남은 듯 길지 않은 삶 속에서
선택하지 않아도 햇살 한 줌으로
말하지 않아도 함께 걸어주며
부탁하지 않아도 지켜주는
이 모두에게 고마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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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얼마나 많이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는지 모른다.
어쩌면 죽는 날까지 이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알아버렸다.
가장 힘든 날에 나는 알아버렸다.
이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그리고...
겨울 잔가지를 흔드는 바람에게 조금은 느리게 불러달라고 말하려고 하기도 한다.
너무 빠르게 불어버리면 몇 남지 않은 잎새가 날려서 떨어져 버릴 거 같아서...
그러면서 또 고맙다는 말을 혼잣말로 한다.
그렇게 오늘 하루도 그렇게 보내고 있다.
또 하루를...
아마도 지나가는 길목과 지나갈 수 있는 길목과의 차이를 알아버렸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