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마술이 아니다! 미술이다!

갯사랑pagrus 2008. 8. 7. 18:36

''드로잉'' 공연이라는 낯선 장르. 과연 어떤 내용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설지 공연관람에 앞서 큰 기대가 되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가슴으로 느껴보자는 생각에 지난 22일 ''드로잉쇼''를 직접 관람하였다.

처음엔 단순히 마술공연과 비슷한 것이라 예상하고 공연장에 들어섰지만, 신기한 미술기법과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 압도되어 공연장을 나설 때는 가슴 한가득 감동을 받고 나왔다.

공연의 첫 시작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어느 먼 행성에서 날아온 ''LOOK''! 그들의 눈에 보이는 관객의 모습이 공연장 앞의 화면을 통해 나타나면서 관객들 스스로 ''LOOK''의 눈에는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여지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들에게 참여를 유도하며 다 함께 공연전 휴대폰의 전원을 끄게 함으로써 이러한 공연에티켓을 유도하는 행동마저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굉장히 참신하게 느껴졌다.

드디어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많은 장면들이 연출됐고 각 장면마다 관객들을 압도하는 참신한 발상이 숨어있었다. 빛을 이용해 글씨를 새긴다거나 마블링 기법을 이용해 고흐의 ''해바라기''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는 등 배우들의 연기와 신기하고 놀라운 과정들을 보면서 관객들은 점점 공연에 빠져들었다.

특히 빛과 조명을 이용해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특별한 미술도구를 이용하여 거창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었지만 노래에 맞춰 손가락만으로 도시의 전경을 표현한 그림을 통해 아름다운 그림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또한 항상 그려진 후 작품을 감상하던 것에서 탈피해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의미있고 재미있는 공연이 되었다. 눈앞에서 순식간에 그림들이 그려지는 과정을 보면서 입이 저절로 벌어졌고,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통한 그림작업이 관객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대학생 최모양(23)은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았지만 직접 그림작업을 하는 과정을 보게 된 것은 처음이라며 방학 중 좋은 선물을 받을 듯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 명장들의 그림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퍼포먼스 (출처: 드로잉쇼 공식 까페)
마술이 아닐까 의심할 정도로 신기한 퍼포먼스에 빠져든 채 90분이라는 공연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버렸다. 여름방학 특별한 공연을 찾고 있다면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공연은 대학로 질러홀에서 9월 30일까지 계속되며 월요일에는 쉰다.

<한지희 학생기자 = 고려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