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잊고 지낸 날들...

갯사랑pagrus 2013. 6. 2. 18:01

 

 

 시월의 어느날.

잊고 지내 온 날들을 찾아 나섰다.

내 아련한 유년의 시간들을 찾아서

30년이라는 시간의 터널을 지나

그곳을 찾았다.

그 옛날 무거운 가방을 울러메고 오르던 그 길

여전히 그 때와 같은 모습으로 미소짓고 있었다.

마치 언제든 나를 반겨줄 준비를 하고 있는 듯

그렇게 여전히 그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물론 새로운 집들도 눈에 띄었지만

그래도 내 기억 속 그 모습 그대로다.

저 작은 운동장에서 뛰어 놀고

폭이 좁은 스텐드에서 여름 시원한 바람을 마시던 그 때

한발작 움질일 때면 그 때의 기억들이

내 옆을 스치 듯 지나간다.

별관 건물이 반갑다

아마도 3학년 때일 것이다

저곳에서 수업을 받았던 것이

"황령산 기슭에 바른 터 일구어

우뚝이 솟아 오른 ..."

교가를 흥얼거리던 그때가 오래된 영화를 보듯

그렇게 내 곁을 스친다.

이 길을 돌아가면 수돗가가 있었는데

이길을 돌아가면 소각장이 있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 운동장을 바라본다.

졸업생

그말 한마디에 반겨준 아저씨

그리고 이걸 목에 걸고 다니란다.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한가지 실망스러운 것 하나

졸업앨범을 구하려고 했는데 하필 내가 졸업한 그해의 앨범이 없단다.

아쉽게도...

돌아서서 내려오는 길에

그 옛날 그 집이 그대로 인 것을 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어떻게 아직도 저 모습으로 있을까?

낮은 이층집

누군가 저 곳에서 튀어 나와서는 안녕 할 것 같은 느낌

하하하

아련한 기억 하나 하나를 찾아서 그 옛날 하교길의 내가 되어

그 옛날 그 길을 걸어 내려간다.

저기 보이는 건물에

빵집이 있었는데

매일 아침 옥수수식빵을 사러 가던 빵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른 빵집이 떡하니 앉아 있다.

그리고 산토스양화라는 구둣방도 있었는데

하하하

어떻게 그 이름을 아직도 기억을 하는 것일까?

해바라기가 그 옛날 우물이 있던 우리집을 찾지는 못하였지만

그 길목에서 환하게 날 반겨주었다.

기억

그것은 행복한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아련함으로

누군가에게는 눈물나는

누군가에게는 잊으면 안되는 소중함으로

그렇게 우리들 가슴에 남아있다.

나도 오늘은 그 소중함을 가슴에서 꺼내어 다시 넣는다

또 언제 꺼내볼지는 모르지만

내가 다시 꺼내볼 때에도 그 기억들이 그 자리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