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잃은새의눈물이아플때

무명화가의 그림

갯사랑pagrus 2008. 8. 6. 19:16

그림 속에 그림이 있다

헌 벙거지 모자로 낯을 가리고

조금의 그늘로 땀을 씻고는

신작로 따라가는 작은 대열

그 끝에 걸린 그림자

군용 도라꾸가

흙먼지를 덮어쓰고

신작로 넓은 품으로

시원한 구름의 자유로움

까망머리 계집애가 따르는 그림

 그림 속에 그림으로 그려진다

뭉쳐진 응어리 풀고저

바람에 날려 가는 기울은 달이

소복히 받아 담은 냇물로

손 씻고

낯 씻고

발을 씻는다

동그라미 일그러진 달

짝사랑 풀어놓은

이유 없는 까닭에

달은

그저 그림으로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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